2016년 5월 3일 <세 계절 읽기 모임>[2기] 3회가 중앙동 '히요방'에서 열렸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2주에 단편소설집 한권을 읽는 일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실감하게됩니다. 그럼에도 모두들 무사히 읽고 약속 장소에 도착해주어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조금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많았음에도 정용준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문학동네, 2015)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윤이형과 최정화의 소설집이 워낙 좋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용준이 일관되게(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조형하고 있는 남성 서사의 단순함 때문인지, 아니면 언젠가 봤던 익숙한 형태의 이야기여서 읽어내는 것이 조금 지쳤기 때문인지 흠뻑 빠져서 읽었거나 감동을 받았던 대목에 대한 이야기보단 이해할 수 없는 점이나 조금 불만스러웠던 점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었던 거 같습니다. 특히 출판사에서 야침차게 준비한 '띠지' 문구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었지요. 


'혈육'이라는 게 꼭 가족이라는 제도로 얽혀 있는 운명만이 아니라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논리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혈육의 비극'은 가족사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가리키는 것이겠지만 설사 그 연계고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고 해도 '혈육(혈통) 중심주의'가 남성중심의 서사 구조를 더욱 완고한 방식으로 확정하게 된다면 그 바깥의 이야기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4회는 김엄지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문학과지성사, 2015)를 함께 읽습니다. 소문대로 '엄지 척!'일지 궁금해집니다. 소설이 함께 하는 좋은 봄날 보내시고, 2주 후에 뵙겠습니다. 



* 어제 찍었던 모임 인증 샷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사진만 덩그러니 올릴 수 없어 몇 마디 덧붙여보았는데 뜻하지 않게 '후기'가 된 것도 같네요. 앞으로도 인증샷과 후기, 이어가봅시다.


** <세 계절 읽기 모임>[2기] 3회는 세진, 서영, 현정, 영주, 은순, 수현, 대성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