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휴대폰은 매일 만지작거리니 블로그엔 자주 들려 글을 읽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좋은 독자가 되지는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모임에서 나눈말들이 글에 내려앉은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생활글쓰기모임의 커다란 즐거움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매일이 몸 속에서 서걱거립니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요리조리 굴려보거나 굴려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제외될 수 없는 일상입니다. '집에 텔레비젼이 생겨버려서 리모콘을 놓지 못하고 바보상자속에 나는 미련하게 갇혔다' '8개월째 반복적인 출근과 퇴근이 생기를 몽창 가져가 버렸다' '나이 서른을 넘겼으니 남들만큼 돈벌고 돈쓰고 돈모으는 일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어리석은 핑계들 속에서 개헤엄치고 있어요. 얼굴만 수면위에 간신히 내놓고.



악!




어제는 급기야 집에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조용한 산복도로, 다닥다닥 붙은 집 사이에서 사소한 옆집의 소리도 다 들린다는 것을 알지만 참을수없어 지르고 나니, 아주 잠깐 후련합니다. 화들짝 놀란 고양이 두 마리가 구석으로 숨어들기에 미안한 마음에 쓰다듬으려 손을 뻗는 이기적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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